어제의 리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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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중순.

 

이날도 허드슨 강변을 오가며 산책을 했다.

 

 

뉴저지 에지워터(Edgewater)에 있던 멀티플렉스 (Multiplex) 영화관.

 

 

지금은 없어지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세워지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가끔 가서 혼자 영화를 보던 추억의 장소인데 사라지다니... 동생과 함께 비가 나오는 영화 "닌자 어쌔신"도 보고 친구와 함께 "아바타"도 봤던 곳이다. 표를 살 때는 맛있는 간식도 꼭 함께 사곤 했다.

 

많은 웃음과 감동이 가득한 곳인데. 저 거대한 건물을 때려 부수고 허물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구글에 검색해 보니 2000년에 지어져서 2018년 11월에 경영난으로 폐업했다고 한다. 하긴... 갈 때마다 규모에 비해 사람들이 너무 없긴 했다. 어찌 됐든 너무 아쉽다.

 


 

눈이 덜 녹아서 위험할 수 있지만 그래도 걸었다. 걷기 운동을 하고부터는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 건강해지는 것을 느끼니 귀찮아도 안 할 수가 없다.

 

 

가끔 눈이 안 치워진 길이 나오면 바짝 긴장한 채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잘못 미끄러져서 뼈라도 부러지는 날에는 그냥 내 인생이 그대로 끝날 것만 같다.

 

 

"Do not feed the geese or wildlife."

 

거위나 다른 야생동물들에게는 먹이를 주면 안된다.

 

허드슨 강 주위엔 야생동물이 많은데 그중 특히 캐나다구스(Canada goose)라고 부르는 새들이 흔히 보인다. 이름만 그렇지 실제로는 거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기러기목 오리과에 속하는 조류라고 한다. 한국말로는 "캐나다기러기." 수십 년간 거위인 줄 알았는데 기러기였다니, 사실 지금 처음 알고 놀라는 중이다. 

 

 

이렇게 생겼는데(퍼온 사진) 허드슨 강변에 바글바글 모여 산다. 성격이 좀 사나워서 고양이처럼 사람들에게 하악하악 하고 히싱을 해댄다.

 

 

영화 "아름다운 비행"에 나온 것도 이 캐나다기러기들이라고 한다.

 

이것도 지금 처음 알고 놀라는 중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영화는 많지 않은데 아름다운 비행은 그중 하나다.

 

 

걷고 또 걷고...

 

멀리 보이는 저 배는 배를 레스토랑으로 만든 것이다. 물에 떠 있는 배의 상태 그대로 레스토랑인 것이다.

 

 

컨셉이 독특해서 잘 되는 것 같더니 어느 순간 보니 문이 닫혀 있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도 철거되지 않고 계속 저 상태로 있었는데 나중엔 좀 으스스한 분위기가 되었다.

 

너무 많은 것이 사라지고 낡아져 간다. 붙잡고 싶은 것들은 다 손에서 빠져나간다. 잡히지가 않는다. 애초에 잡으려 하질 말아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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