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리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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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초.

 

봄 산책은 꽃이 있어 즐겁다.

 

정원이 오픈되어 있는 집들이 많다 보니 산책할 때마다 다양한 꽃들을 볼 수 있어서 좋다. 각자 취향에 따라 심었을 텐데 꽃만 봐도 그 꽃을 심은 사람의 분위기가 연상이 된다. 물론 실제로 어떤 사람이 살 지는 직접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지만, 혼자 재미로 상상은 해볼 수 있다는 그런 얘기다.

 

이를테면 잘 정리된 단아한 느낌의 꽃나무나 하얀 꽃들이 심플하게 정원을 지키고 있다면 왠지 집주인 역시 그런 단아한 사람일 것 같다. 별로 말이 많지 않은 사람일 것 같다는 상상도 해보게 된다.

 

 

어떤 집은 색이 화려한 작은 꽃들을 정신없이 심어놓았다. 알록달록해서 얼핏 화려해 보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무척 산만하고 촌스러워 보인다.

 

정원을 그렇게 꾸며둔 사람은 왠지 순수할 것 같다. 알록달록 촌스러운 옷을 입고, 티없는 웃음을 짓고 있을 것만 같다.  

 


 

몸이 별로 좋지 않아도 걷기 운동은 열심히 했다. 괴로운 기침이지만 열/콧물/가래 등은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전염성도 없고, 얼마간 버티기만 하면 사라지는 병이어서 그냥 평소대로 일상생활을 했다.

 

 

이곳은 뉴저지 포트리(Fort Lee).

 

차가 다니는 길이 양쪽으로 있는데 그 사이에 이렇게 산책길이 있었다. 걸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분위기가 독특한 장소였다.

 

동네 안쪽이어서 차는 그리 많이 다니지 않았다. 미세먼지라는 게 없는 동네여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었다.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한국 생활이 이때는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가다가 귀여운 꽃이 보여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봄에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은 꽃 때문에 계속 멈춰 서게 되어서 운동이 잘 되지 않는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백번 낫겠지. 예쁜 꽃을 많이 봐서 정신 힐링이 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어떤 집은 코너에 작은 연못을 만들어 두었다.

 

 

보통 인도 쪽 코너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이런 걸 잘 안 해두는데 신기한 집이었다. 

 

 

연꽃(조화겠지?)이랑 빨간 금붕어(잉어 새끼인가?)가 정말 예뻤다. 물고기들이 점프해서 튀어나갈까봐 그물 처리도 해둔 상태였다. 돌 배치도 아기자기한 게 아주 보기 좋았다. 물고기들의 행복 상태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아이디어 자체만 보면 귀여운 아이디어다.

 

이런 집의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아마도 사랑스러운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일 것 같다. 모르는 사람이 연못이 너무 예쁘다고 말을 걸면 수줍은 미소를 짓는 그런 사람. 그리고 왠지 집에서 게임을 많이 할 것 같다. 그렇게 생각되는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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