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박스로 주문한 YES! CHIPS!라는 과자. 여러 가지 맛이 있어서 다 먹어봐야 했다. 살찌는 건 싫지만 어떤 맛일지 궁금한 건 참을 수가 없다.
다 맛있었지만 왼쪽에 옥수수맛이랑 오른쪽에 새우가 특히 입맛에 맞았다.
자세히 보면 예스! 칩스!라는 한글이 보인다. 회사도 "오성" OHSUNG이다.
미국에서만 파는 과자인데 알고 봤더니 H마트의 PB(프라이빗 브랜드, Private Brand)인 GBK에서 만드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도 저렇게 박스로 팔면 잘 팔릴 것 같은데 안 들어오고 있는 게 아쉽다.
일단 저렇게 한 박스 사면 한동안 행복한 간식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과자가 포장마다 모양은 같고 맛만 다른 게 아니라 모양도 질감도 각각 달라서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시기에는 건강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종종 토마토를 잘라서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었다. 토마토는 그냥 먹는 것보다는 열을 가해서 먹으면 좋다고 하니까.
떡은 어디서 온 건지 모르겠다. 술빵 같은 맛이 나는 맛있는 떡이었다.
사실 이런 떡은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난 떡은 백설기 같은 종류만 좋아한다. 찹쌀떡도 가끔 먹기엔 괜찮다. 인절미는 팥빙수에 있는 조그만 것만 좋아하고 송편 종류는 아주 싫어한다.
오븐에 군고구마를 해먹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과정은 귀찮아도 한 번에 잔뜩 구워두면 냉동실이나 냉장고에 넣어두고 오래 먹을 수 있었다.
나는 끈적한 호박고구마 말고 밤고구마를 좋아하는데 H마트에서 파는 고구마가 아주 입에 잘 맞았다.
한국에서는 의외로 이런 고구마를 찾기가 힘들어서 매년 겨울 맛있는 고구마를 찾아 헤매게 된다. 유기농 달수 고구마라는 게 맛있던데 올해는 장마가 길었기 때문인지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
오븐에 고구마를 구울 땐 늘 저런 열을 막아주는 장갑을 꼈다. 저렇게 했어도 2016년에는 팔에 큰 화상을 한번 입기도 했다. 안쪽에 있는 고구마를 좀 급하게 집게로 뒤집어주다가 실수를 해버린 것이다.
상처가 새끼손가락 만한 것이 아주 흉했다. 핏기가 없고 가늘기만 한 팔에 길고 커다란 거머리 같은 상처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나를 만나는 사람마다 눈길이 절로 팔에 박힐 정도였다. 각종 인종으로부터 이 상처는 뭐냐는 질문만 수없이 들어야 했다.
색이 시커멓게 변하면서는 절대 사라질 것 같지 않았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계속해서 내 눈에 보이는 위치에 있다 보니 더 신경이 쓰였다. 때로는 울적해지기도 했다. 한낱 고구마를 구우면서 그런 멍청한 실수를 한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런데 놀랍게도 4년이 지난 지금은 내 눈에만 보이는 아주 옅은 흔적이 되었다. 나이도 많고 해서 이렇게까지 나을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 사람의 몸이란 게 새삼 참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