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말.
뉴욕은 볼 것도 먹을 것도 넘쳐나는 도시이다. 대충 발자국만 찍고 가는 정도라면 몰라도 제대로 보려면 한 동네만 정해놓고 봐도 하루 만에 다 보기 힘들다.
유명 박물관이랑 미술관도 많은데 그냥 미술관 하나만 정해도 다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냥 절대 다 못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친구가 한국에서 놀러 와서 함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가게 되었는데, 보다 지친 친구는 결국 벤치에 누워버리고 말았다.
처음부터 내가 따라오라는대로만 따라왔어도 괜찮았을 텐데 하나하나 보려고 그러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과감하게 처음부터 "다 못 본다"라고 생각한 뒤 하이라이트부터 보는 것이 좋다.
2017년 이 당시 내 경우는 관광객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딜 가든 기를 쓰고 다 보려 하는 일은 없었다. 이날은 정말 오랜만에 맨해튼에 있는 모마 MoMA(The Museum of Modern Art)를 갔는데, 근처에 도착했을 때 이미 지쳐서 들어갈 때부터 대충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입장했다.
지금은 아닌듯 하지만 이 당시만 해도 금요일 오후 5시 반부터 9시까지는 NYC 모마에 공짜 입장이 가능했다. 나도 이때 그 시간에 맞춰서 간 것이다. 5시쯤 도착했는데도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뉴욕 퀸즈에 있는 PS1 말고 맨하탄 모마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면,
일단 오픈 시간은 오전 10:30 부터 오후 5:30까지다. (코로나19 때문에 또 어찌 바뀔지 모르니 가기 전엔 꼭 모마 홈페이지에서 체크해봐야 한다.)
요일은 월-일 매일 여는데 월요일 아침 10:30부터 오후 1시까지는 미술관 가입 멤버나 멤버가 데리고 오는 사람들만 입장이 가능하다.
추수감사절(Thanksgiving), 크리스마스(Christmas) 같은 큰 휴일은 보통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다음과 같다.
성인 $25
65세 이상(신분증 필요)이나 장애인 $18
풀타임 학생 (신분증 필요) $14
16세 이하 아이와 미술관 멤버는 공짜
위 그림은 한국 작가 김범(Kim Beom)의 작품 Untitled (Intimate Suffering #11) 2012 이다. 이런 데서 한국 작가의 작품을 만나면 무척 기분이 좋아진다.
그 외 모마에는 피카소나 마티스의 작품을 비롯한 여러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있는데 분명 여러 번 봤던 것임에도 매번 처음 보는 듯한 새로움이 느껴지곤 한다.
아래는 카라 워커(Kara Walker)의 40 Acres of Mules. (2015. Charcoal on three sheets of paper).
공짜 관람 시간에 들어간 탓에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아래는 Iman Issa의 Heritage Studies #5 (2015).
아래는 내가 찍은 사진은 아닌데 기억에 남아서 이미지를 퍼왔다. Untitled (Stack). 1967. 도널드 저드(Donald Judd)의 작품이다.
1층에는 조각 공원 (Sculpture Garden)이 있는데 그곳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예전에는 없던 거대한 장미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자 겐즈켄(Isa Genzken)의 Rose II (2007)라고 한다.
언제 가도 행복한 모마. 개인적으로 Met(메트로폴리탄 미술관)보다 여기를 더 좋아한다.
코로나로 인해 이런 유명 미술관들이 임시로 문을 닫는 일도 생기고 운영이 많이 힘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부디 바이러스로 인해 예술이 죽는 일이 생기지 않길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