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에는
혼자서 몇 번 맨하탄 5번가 주위를 돌아다녔고,
많은 생각들을 했고,
티파니의 예쁜 장식에 작은 힐링을 받기도 했다.
이 시기에는 운동을 많이 하려 애썼다. 가능한 한 매일 밖에 나가서 걷기운동을 했다.
걷기운동은 몸에는 좋을지 몰라도 머리가 복잡할 때는 정신에 도움이 안 될수도 있다고 느껴졌다.
걷는 내내 잡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중 95% 이상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바닥에 Y가 나타났다.
Why. 왜, 어째서. 대체 왜.
누군가 말했다.
Why가 떠오를 땐 Why를 버리고 How를 생각하라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뜻이다.
현실은 생각보다 냉정해서 응석을 부릴 여유를 주지 않는다.
2017년 2월.
누군가 눈 위에 그려둔 스마일 페이스.
복잡하게 돌아가는 생각들은 때때로 이런 예상 못한 장면으로 인해 확 풀어지곤 한다.
뉴저지에 있는 일본 마트 미쯔와 Mitsuwa. 나에게 이곳은 작은 일본이었다. 재밌는 음식과 물건들이 많아서 갈 때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미쯔와의 푸드코트엔 맛있는 음식이 많다. 그중 정말 좋아했던 것은 낫또를 얹은 흰쌀밥, 그리고 시오라멘이었다.
사진을 보니 이렇게 잘라서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 둔 것뿐이다. 어째서 이런 건지는 알 수가 없다. 주변이 많이 지저분했나보다, 짐작만 할 뿐이다.
아래 사진은 이렇게 두 개를 붙여서 저장해둔 상태로 발견되었다. 위 사진들과 마찬가지로 사진 원본은 아마도 버린 듯하다. 이 당시의 나는 사진 파일들을 참 이상한 방식으로 보관했던 것 같다.
사진을 보니 맛은 대충 기억이 난다. 왼쪽에 있는 ソフトおしゃぶり昆布 토로베라는 것은 다시마를 간식 형태로 만든 것인데 질겅질겅 씹히는 식감이 아주 좋았다. 다이어트에 도움이 많이 되는 간식이었다.
오른쪽은 하치미츠 후라이 蜂蜜ふらい. 다시마 간식처럼 새로운 것이라 그냥 도전해본 과자였다. 콩이 들어 있어서 고소했고 그럭저럭 맛있었던 기억.
일본 긴자의 텐동 맛집인 한노스케 Hannosuke가 미쯔와에 들어왔다. 원래 이 자리에 있던 가게를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많이 아쉬웠다.
다행히 텐동은 아주 맛있었다. 틈만 나면 먹으러 갔는데 몇 번은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해야 했다.
가끔 우메보시를 사와서 간식으로 먹었다. 그냥 시고 맛없는데 내 입맛에는 묘하게 맛있게 느껴지는 우메보시. 이게 들어간 주먹밥도 좋아한다.
다시 미국에 가게 되면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미쯔와.
그런데 여행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나에게 뉴욕은 너무 멀다. 공항까지 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기나긴 비행, 그리고 JFK에서 내려서 또 교통 체증을 겪으며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까지 생각하면 암담할 따름이다.
이제는 거기다가 코로나 문제까지 생겼다.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될지, 내가 과연 다시 미국을 가게 될 것인지, 많은 것이 궁금해진다. (꼭 미국을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최소한 지금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