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싸이월드가 이번엔 정말 돌아오고 있는 것 같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검색해 보니 이제 맨 위에 뜨는 것이 보인다.
이런 건 사용자 의견이 중요할 테니 싸이월드 세대로서 견해를 말해 보자면, 솔직히 딱히 하고 싶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사실 지난 4월 2일에 이번엔 정말 오픈한다고 해서 "설마 이번에도 실망시키는 건 아니겠지"라는 마음에 설치했었다. 물론 역시나! 하면서 바로 싹 지워버렸지만... 다시 설치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
싸이월드 부활이나 모바일 앱 정식 출시 등의 말들로 수차례 사용자들을 낚았으면 4월 2일만큼은 정말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어차피 나 같은 유저들의 입장에선 이미 트위터, 인스타, 티스토리 등만으로도 충분히 바쁜 상황에 싸이월드를 간절히 기다려야 할 이유는 크게 없는 것이다. 남들이 보기 전에 옛날 사진과 글들을 빨리 지우려고 간절히 접속하려는 사람들은 꽤나 많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사실 나도 좀...)
주식 시장에서는 싸이월드 관련주들이 싸이월드의 행보에 따라 심하게 들썩이고 있다. 싸이월드 도토리 등 결제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알려진 다날, 싸이월드와 메타버스 협업을 발표한 한글과컴퓨터, 싸이월드와 NFT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CBI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은 대부분 시큰둥한 분위기지만) 심지어 싸이월드제트 최대 주주인 인트로메딕은 거래정지종목으로 지정되어 상장폐지 위기인 상태다.
그나마 NHN벅스는 다시 살아나려는 분위기이다.
싸이월드 관련주들이 싸이월드로 인해 실제 어느 정도 이득을 볼지 모르겠지만 일단 싸이월드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듯하다.
지난 2일엔 싸이월드가 한국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앱마켓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러니까 이때 실망하고 돌아서는 사람이 없도록 잘했어야 했는데...)
NHN벅스는 배경음악(BGM) 서비스를 위해 싸이월드제트와 소프트웨어 온라인 임대(ASP) 계약을 체결한 기업이다. 싸이월드 핵심 서비스 BGM 서비스 구축을 지원하고 싸이월드에 필요한 음원을 공급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옛날 싸이 사용자들은 BGM에 많은 돈을 썼다. 아마 싸이월드가 제대로 활성화만 된다면 NHN벅스는 이득을 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 뉴스를 보니 이제 지난 2일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아진 듯하다. 그래도 여전히 갈길이 멀어 보인다. 2015년 1월 이후 싸이월드에 접속했던 이용자는 싸이월드 앱에서 휴면 계정을 해제하면 3~4일 후 사진첩을 볼 수 있고, 2015년 1월 이전에 싸이월드에 접속한 이용들의 사진첩 복구는 오는 14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싸이월드 관련 코인인 코넌코인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코인은 싸이월드제트의 파트너사인 코넌이 개발 및 운영을 맡고 있다. 현재 코넌코인은 "싸이콘"이라는 이름으로 리브랜딩 작업 중에 있다. 협업 관계인 코넌과 싸이월드제트는 앞으로 싸이월드 데이터베이스를 블록체인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싸이월드는 "도토리"라는 암호화폐로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나선 상태이기도 하다. 도토리는 아직 개발 중인 단계로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지는 않다.
마무리로 싸이월드 관련 투자에 대한 나의 결론을 한마디로 밝혀본다. "하지 않겠다."
혹시라도 싸이월드가 지금의 카카오톡 정도로 국민적 대박을 친다면 그땐 후회하겠지만... 그래도 일단 지금은 전혀 투자할 생각이 없다.
사람들이 반쪽 서비스에 낚였다고들 하는데 반쪽도 아니었다. 2% 정도 되려나? 그런 것에 수차례 낚인 입장이다 보니 더 이상 기대감을 갖기가 힘들어졌다. 대략 20년 전쯤 와글와글 모여서 정말 재밌게 놀던 온라인 공간이었는데... 아쉽다. 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