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말.
흐린 하늘.
그러다 KINGSLAND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밝아진 하늘. 이런 마술 같은 날씨를 참 좋아한다.
참고로 킹스랜드 뒤에 붙어 있는 LA는 보통 lane(길)을 의미한다. 원래는 LN이라고 적는데 지역에 따라 LA라 적기도 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시루떡.
이걸 정말 잘하는 "시루와"라는 떡집이 뉴저지에 있어서 종종 가서 사먹었다. 보통은 시루떡을 좋아하지도 않고 잘 먹지도 않는데 이 가게의 시루떡은 정말 맛있었다. 특히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되는 따뜻한 것을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었다.
뉴욕/뉴저지는 구름이 신기하게 깔릴 때가 많다. 허드슨 강변에 이 나무로 된 길도 정말 좋아했던 길이다. 지금도 이곳을 밟을 때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머릿속 어딘가에서 들리는 것만 같다.
지겨운 하얀색이 지나가고 반가운 노란색이 찾아왔다.
봄이다.
개나리는 왠지 한국을 떠올리게 해서 볼 때마다 느낌이 묘했다. 미국에도 얼마든지 개나리가 있을 수 있는 건데도 한국의 일부를 갖다 놓은 듯한 느낌 같은 게 있었다.
이 계절엔 늘 홀푸즈 마켓 (Whole Foods Market)에서 유기농 딸기를 사먹었다. 과일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것만은 너무 맛있어서 계절마다 열심히 먹었다.
건강에 좋다고 해서 Organic (유기농)이 붙어 있는 다크 초콜릿도 열심히 먹었다.
이걸 먹고 나면 밥을 먹기가 싫어서 절로 다이어트가 되었다. 의외로 이런 걸 먹는 게 밥을 먹는 것보다 살이 덜 쪘다. (오히려 빠지기도 했다.)
에지워터 언덕 위쪽 산책길 일부는 공사 때문에 벽이 만들어져 있었다. 벽 너머로는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지금쯤이면 벽이 없어졌겠지? 어떤 건물이 세워졌을지 무척 궁금해진다.
산책을 하는 동안엔 사람들의 정원을 보는 게 재미있었다. 따지고 보면 남의 영토 안을 보는 건데... 벽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어차피 사람들은 상관도 하지 않았다. 정원에 야외 의자를 꺼내놓고 앉아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 같으면 길에 오가는 사람들이 나를 보는 게 싫어서 집안에 있을 것 같은데 미국은 그런 걸 전혀 상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런 부분은 배우고 내가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눈치 안 보고 누리고 싶다.
그런데 이제는 사람이 쳐다보는 게 신경 쓰이는 것보다는 누가 폰으로 찍을까봐 신경이 쓰이게 되었다. 어차피 지금의 나에게 저런 정원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중에 혹시 정원이 있는 집에 살게 된다면 벽이나 나무로 최대한 가릴 것이다.
아니, 생각해 보니 역시 아파트가 좋은 것 같다. 그래도 주택도 좋은데... 생각할수록 정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다.